2016년 첫번째로 쓰는 운용보고서입니다. 운용보고서라고 이름 붙이기도 항상 민망한 글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쓰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록을 남기다보면 좀 더 원칙에 맞는 투자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원칙이 무엇이냐가 더 중요한 문제겠지만, 최소한 남들에게 보여주기에도 부끄러운 방식으로 투자는 하지 않게 되는 만큼, 의미가 있는 영향을 (좋은 쪽으로!) 받고 있는 듯 합니다.



2015년 종가와 2016년 1월의 종가 코스피를 비교하니 1961.31에서 1912.06으로 -2.5%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은 682.35에서 682.80으로 거의 제자리 걸음을 했습니다. 원유 가격이 30달러 밑으로 급락하며 전세계 증시가 경련을 일으켰고, 그러는 와중 코스피는 1840을 찍고, 다행히 월말에는 조금 반등했습니다.



저는 매월 가계부와 자산 현황을 결산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자산을 관리하는 목표 수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안전자산(채권형)과 위험자산(주식형)의 비율입니다. 채권에는 은행 예적금 등도 포함하고 있으며, 주식형 자산에는 주식과 펀드가 모두 포함되어있습니다.


안전자산 : 투자자산 = 40 : 60


50:50으로 맞출까도 고민을 해보았는데 아직까지는 투자할 기간이 많이 있다고 생각되어서 투자 자산의 비율을 조금은 높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제가 이 숫자를 유지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선 후잉과 같은 복식부기 가계부를 사용하면서, 꾸준히 가지고 있는 자산의 현황을 모니터링합니다. 주식이나 펀드 평가액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자주 업데이트하진 않고, 분기에 1번 평가액을 맞춰주는 작업을 해서, 자산 현황을 '적당한' 정확도로 모니터링하고 있죠. 


그리고 그때마다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의 비율을 계산해봅니다. 그리고 이것이 많이 벌어지면 어느 한쪽의 돈을 꺼내 다른 한쪽으로 투입합니다. 그렇게 해서 비율을 맞춥니다. 이런 투자를 반복하다보면 주식 시장이 안좋아서 투자자산의 평가액이 많이 떨어졌을때는 싼 가격에 추가로 투자가 가능하고, 또 투자자산의 평가액이 많이 올라갔을때는 안전자산으로 옮기기 위해 수익 실현을 하면서 자동적으로 '저가에서 매수'와 '고가에서 수익 실현'이라는 선순환이 이루어집니다.


작년 연말 자산 현황을 계산했을때,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의 비율은 42% : 58%로 계산되어졌습니다. 그렇게 크게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연말에 주식 평가액이 많이 하락한 만큼, 새해에는 안전자산의 돈을 꺼내서 투자자산(주식 계좌)로 더 투입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죠.



그런데 마침 1월초 급락장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쾌재를 불렀습니다. 야호! +ㅁ+


이... 이 사진이 아닌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물론 저라도 용가리 통뼈도 아니고 불안한 마음 + 울고 싶은 마음 + 공포스러운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단 추가로 투자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만큼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급락장에서 기존에 보유했던 주식들을 추가 매수하기도 하고, 평소에 주시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너무 급락해서 싸게 느껴지는 주식 등을 조금씩 담았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그 주식들이 지금은 상당 부분 반등해서 이번달의 플러스 수익률에 많이 기여를 했습니다. 


아마 이 부분에서 어떤 분들은 "어떻게 반등할 줄 알고 그때 매수를 했느냐?"고 물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거기에 대한 제 답은 "저도 몰랐습니다."랍니다. 월말 들어 반등한 것은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것이지, 단기적으로는 더 떨어질지 아니면 반대로 오를지는 예측하기 불가능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지 제가 지수가 떨어질때 이와 같이 추가 매수를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몇가지 (당연해보이는) 요인들이 있습니다.


  • 내 돈으로 투자하고, 항상 여유돈이 있다.
    • 앞서 설명했듯이 항상 전체 자산의 40%는 채권형 자산이므로 언제든 동원이 가능합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은행 예적금을 깰수도 있겠지만, 우선은 가능한 수시입출금 통장에 10% 정도의 현금 정도는 유지하는 편입니다.)
    • 빚이 아닌 순수한 내 자산이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 전체 자산의 밸런스에 대한 원칙이 있다.
    • 투자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정해두었기 때문에, 살때와 팔때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있습니다. 더 떨어지면 또 사서 비중 맞추지 뭐;; 하는 대응이 가능합니다.
  • 분산해서 매수 한다.
    • 매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때라도, 1종목에 100%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습니다. 여러 종목에 나누어 여러번에 나누어서 투입합니다.
  • 주식이 망해도 본업은 살아있다.
    • 저와 남편이 직장에 다니니 주식이 망해도 본업에서 돈 벌면 된다는 마음이 있어서, 당장의 주식 투자 결과에 대해서 조급함이 덜합니다. 
  • 주가는 장기적으로 상승한다는 '긍정 마인드'가 있습니다.
    • 인간은 욕망의 화신이기에 장기적으로 기업의 묶음인 '시장의 주가'는 틀림없이 상승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개별 기업은 그렇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여러가지 장치들로 인해, 시장이 하락할때 추가로 투자에 나설 수 있고, 또 그것이 좋은 수익률로 나타나곤 합니다. 덕분에 이번달에는 2.8%라는 수익률로 2016년 초장부터 코스피를 5% 정도 이기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런 하락장에 투자에 나서는 것을 말리는 분들도 자주 눈에 띕니다. 떨어지는 칼날은 잡는게 아니라고도 하고. 언제까지 떨어질지 모르니 반등을 기다렸다가 사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분들은 '이제 바닥을 치고 반등했다'라는 시그널을 어떻게 포착하시는지 몰라도 저는 그런 재주는 없기에, 무조건 분할해서 매수하는 것으로 대응합니다. 분할해서 매수하다가 중간에 반등해서 올라오면, 조금이라도 투자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분할해서 매수했는데도 계속 지하실을 파고 내려간다면, 조금이라도 매수가를 낮출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올라올 수 있는 저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할때만 이런 방식이 의미가 있겠죠?


1월 13일의 스크린샷.


제가 자주 놀러가는 클리앙 자유게시판에 올렸던 이미지입니다. 현대중공업과 CJ E&M의 주가가 크로스!한 기념으로 만들어서 올렸던 것인데요. 저는 이때 현대중공업을 추가로 매수를 조금 했습니다. 평균 매입가가 10만원 초반대여서 9만원대로 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지금은 다행히 두 종목다 9만원대로 올라왔습니다만...


사실 현대중공업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끝을 모르는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이니 만큼, 제가 모험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선업의 업황이 너무나도 안좋은 상태인데, 그런 상태에서 매도를 하는 것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보유를 하고 있네요. 그리고 어차피 이 종목의 비중은 10% 정도니만큼 아주 큰 부담없이 보유를 하고 있을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만일 제가 현대중공업의 비중이 50%가 된다거나 했다면.. 분명히 더 부담이 되겠죠. 


과연 저의 현대중공업 투자가 성공으로 끝날지 실패로 끝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보유한지 오래된 종목들을 보다보면 주식 시장의 변동성에 대해서 정말로 체감하게 됩니다. 현대중공업 같은 경우에는 처음 매수를 시작했던 가격이 14만원 정도였으니 거의 반토막이 났었고, 루멘스 같은 종목도 거의 반토막을 찍고 올라왔습니다. CJ E&M같은 종목은 이제 2배가 넘게 올랐는데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질 않고 있고, 국보디자인이나 에이블씨엔씨 같은 주식은 위아래로 요동치는 범위가 어마어마합니다. 


투자를 하면 할수록 이런 변동성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분산투자가 (대다수의 경우) 답이라는 생각을 더 확고하게 하게됩니다. 물론 좀 더 공부했으면 한미약품이나 CJ E&M 같은 탑픽 종목에 몰빵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하지만, 지금이야 그 종목이 (결과론적으로) 이만큼 상승한 이유를 갖다 붙일 수 있겠지만, 과연 그때 다른 종목보다 더 매력적인 부분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100%의 확률로? 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전혀' 없습니다. 결국 저에게는 여러 종목을 분산해서 투자하는 지금의 방식이 맞다는 똑같은 결론을 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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