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도 북클럽은 계속됩니다. :) 올해 처음으로 읽은 책은 KBS의 박종훈 기자가 쓴 칼럼을 엮어서 낸 책인 '대담한 경제'였습니다. 책 구매는 평소와는 다르게 적립금을 왕창 쌓은 뒤, Yes24에서 했는데.. 앞으로는 역시 계속 리디북스만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군요;;;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은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대한민국 경제를 보는 새로운 시선) 라는 동명의 시리즈를 책으로 묶어낸 것입니다.


박종훈의 대담한경제 시리즈 보러가기



그렇다보니 평소에 이런 종류의 기사를 자주 접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특별하게 새로운 내용은 좀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같은 사람=_=) 또한 위 링크의 칼럼을 쭉 읽으신다면, 굳이 책을 사볼 필요까지는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경제 기사를 자주 접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칼럼 제목이 말하듯이 '새로운 시선'을 접할 수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너무 한쪽(그것이 어느쪽이든)에만 치우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하다 보니 좀 더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논거를 펼쳤더라면 좀 더 신뢰감 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아쉬운 마음이 살짝.


예를 들면 금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아주 다른 해결책을 폈던 정부의 예로 그리스와 아이슬란드의 예가 나오는데, 갑자기 쌩뚱맞게 아이슬란드? 아름다운 오오라를 볼 수 있다는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를 무시한다는 건 아니지만, 어쩐지 나의 주장에 적당한 나라만 선별적으로 선택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인데, 경제위기까지 현명하게 극뽁!


물론 독자들의 더 쉬운 이해를 위해서 극단적으로 대립되는 예를 선택하는 것도 저자의 전략일 수 있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여러 나라를 비교한다던지 해서 좀 더 일반적이고 범용성 있는 데이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살짝쿵 해보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줄기차게 주장하는 '낙수효과'가 왜 현실에서는 발생하지 않는지를 설명한 내용이었습니다.


낙수효과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간이 공정함을 전혀 추구하지 않고 눈앞의 자기 이익만 따지는 이기적인 존재로 간주한다. 극소수의 부자들이 과도한 몫을 챙겨가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떨어지는 낙수에 감사하며 자기 일만 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해야만 낙수 효과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의 불균형이 심화되면 가난한 사람들이 매우 파괴적인 행위를 할 가능성이 커지고, 경제 시스템 전체의 불안정성이 심화되어 투자가 급감하고 경제성장률이 떨어진다고 경고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봤던 TED영상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원숭이는 '불공정함'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을 하는가? 에 대한 실험이었습니다.



위 영상에서 두마리의 원숭이는 자기 우리에 들어온 돌멩이를 사람에게 돌려주면 그 댓가로 먹을 것을 받습니다. 왼쪽 원숭이는 처음에 오이를 받고, 그것을 냠냠 맛있게 먹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원숭이는 똑같이 돌멩이를 꺼내주고 오이가 아닌 포도(!!!!)를 받습니다. 


두번째 돌멩이를 꺼내준 왼쪽 원숭이는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있었을테지만, 불행하게도 또 '오이'를 받습니다. 그 다음에 그 원숭이가 한 행동이 재밌습니다.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세요! :)


하물며 원숭이도 '불공정함'에 대해서 이렇게 강력한 반응을 하는데, 사람들은 어떻겠습니까? 이런 불공정함이 팽배해 있는 사회에서 사람들의 '노오오오력'을 하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요. 어차피 공정하게 경쟁하고, 공정하게 인정받지도 못할건데 뭐하러 노오력을 하겠습니까? 



우리나라 정부에서 오랫동안 믿어오고 끈질기게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정책은 바로 '(대)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든다는 구호입니다. 기업하기 좋으라고, 세금도 낮춰줘, 규제도 풀어줘, 또 필요할땐 쓸데없는 규제도 만들어줘, CEO님들이 범법행위를 하면 열심히 사면시켜줘... 정부의 대기업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우쭈쭈~♡'에 가까운 행위들이 기업들의 경쟁력을 형편없이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내수 시장에서는 장사하기가 너무 편하다보니 기술 개발이나 기업을 혁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되고, 결국에는 글로벌 기업과는 경쟁도 안되고, 외부의 작은 환경 변화에도 무너질만큼 나약해진다는 것이죠. 


게다가 한번 실패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환경에서 활발하게 창업자가 나오기 힘든 환경, 또 어찌어찌 작게 성공하는 창업자가 나오더라도 그 혁신을 대기업에서 가로채 버리는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근데 에필로그에서는 왠지 어리둥절 하게 되었습니다. 뭐 책 1권 내내 신랄하게 우리 사회가 얼마나 엉망진창이고 잘못된 길로 질주하고 있는지를 떠들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마무리를 지어야 되어서 급수습을 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있다라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지금부터라도 정신차리고 제대로 하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다는 왠지 헛헛한 결론으로 책은 급마무리가 됩니다.


그런데 한동안 정신차리긴 힘들 것 같다는 불길한 기분은 왜일까요. 그리고 이 책을 쓰신 기자분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는 있지만, 차마 그렇게까지 우울하게는 쓰고 싶지 않아서 쏘울 없는 에필로그를 쓴 것 같다는 저만의 상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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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Photo Credit : Moyan Br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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